서울 맛집 여행

[대학로 맛집] 소나무길의 '라멘마루' "대학로의 일본식 라면집" 본문

사라진 공간들

[대학로 맛집] 소나무길의 '라멘마루' "대학로의 일본식 라면집"

DEXTER GREEN 2013. 7. 6. 14:16

[대학로 맛집] 소나무길의 '라멘마루' "대학로의 일본식 라면집" "해적들의 점심 식사, 서울 맛집 여행의 첫 번째 이야기"

거창한 출사표를 던진 것은 아니지만, 서울 곳곳에 숨어있는 맛집과 맛집까지는 아니더라도 동네의 소소한 음식점들, 그리고 거리의 모습을 소개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출사표를 던진 서울 맛집 여행 블로그, 드디어 그 첫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드디어 우리가 출동하는건가?"
"블로그를 개설해두기만 하고 며칠 동안 출동하지 못했더니, 몸이 근질근질 했는데, 잘 됐구만!"
"그래, 오늘 우리가 갈 곳은 어디요?"

이번에 저희가 갈 곳은...


"아니, 무슨 말이 그렇게 많소! 배고프니 얼른 갑시다."
"좀 진정들 하시오. 그래도 멘트는 다 해야 할 것 아니오."
"성질들 급하기는..."

시끌시끌한 세 사람과 함께 저희가 갈 곳은 바로, 대학로 소나무길에 위치한 "라멘마루"라고 하는 일본식 라면집입니다.

"아니 왜, 대학로에 일본식 라면집이 그렇게 많은데 굳이 이 곳인거요?"
"아니, 그것보다 왜 하필 라면인거요? 다른 메뉴는 먹으면 안되오?"
"조용들 하시오. 그냥 내 마음이오."

"대학로에서 딱히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소나무길로..."

대학로에는 사람도 많고, 볼 거리도 많고, 먹을 것도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대학로의 소나무길에는 이상하게도 맛있는 음식들을 파는 식당들이 즐비하게 있는데요. 소나무가 있는 길거리에 맛집도 많이 있다니,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대학로에서 딱히 무엇을 먹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 "소나무길"로 발걸음을 옮기면 됩니다. 다양한 먹거리를 적절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음식점이 많이 있으니 말이죠. 저렴한 가격이라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적절한 가격이라고 했을 뿐이죠. 그래도 한 끼 식사를 약 6000원에서 7000원 사이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많은 편이니 그리 비싸다고 할 수도 없을 듯 합니다.

대학로 소나무길, 이바토해!


"대학로의 소나무길"

대학로의 소나무길은 지하철 4호선 혜화역, 3번 출구와 4번 출구 사이에 나있는 길입니다. 언제부터 소나무길이라고 불렸는지는 저도 정확히 모르겠지만, 소나무길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그리고, 간혹, "대학로 소나무길 축제"를 벌이기도 합니다. 그런 날이면, 좁은 소나무길에 차량을 통제하고, 길 가운데에 레드 카펫을 깔기도 하지요. 밴드 공연이 펼쳐지기도 하고 잘 알려지지 않고, 규모도 그리 크지는 않지만 간혹 지나가다 조그마한 축제를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길가에 은은히 퍼지는 음악소리가 마음을 지피기 때문인 듯 합니다.


"대학로 소나무길의 라멘마루"

"배고프니, 그만 이야기하고 얼른 가십시다."
"아니, 저기 저 문 앞에 있는 고양이는 또 뭐요?"
"글쎄 말이오."


라멘마루 앞에는 이렇게 고양이가 한 마리 있습니다. 덕분에 왠지 이국적인 분위기가 풍기기도 하는데요. 이 고양이의 이름은 "기고마루짱"이라고 하고, 일명 "기부 고양이"라고 합니다. 고양이 옆에 있는 팻말을 한번 자세히 읽어보도록 할게요.

기고마루짱(기부고양이마루)에게 모금 된 금액 전액은 도움이 필요한 우리의 이웃에게 전달됩니다.
따뜻한 마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기고마루짱에게 사랑을 모아 주세요.
라멘마루는 라면 한 그릇당 100원씩 적립하여 도움이 필요한 우리의 이웃들을 직접 찾아갑니다.


"그저 단순한 고양이 인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아니었구만."
"여러모로 사회에 공헌을 하는 식당인 듯 하구려."



"라멘마루 한정 이벤트?"


"아니, 이건 또 뭐요? 점보라면 이벤트라니..."

"한번 도전해 보시겠소?"

"오늘은 아니 될 듯 하구려. 괜히 배터지고 2만원을 버리기는 싫소."

"그럼 우린 조용히 메뉴판이나 보도록 합시다."



"다양한 메뉴가 많이 있구만... 게다가 요일 메뉴까지 있어!"

"소인은..."

"저희 라멘마루 3개에 면사리 3개 추가해서 주세요.!"

'자네들에게 선택권은 없다네... 논 자유의 모미 아냐..."


"라멘마루의 내부"


"이미 난 알고 있지, 이런 인테리어 부분에 있어서 열심히 글을 써봤자 사람들은 읽어보지도 않는다는 사실!"
"그러게 말야, 그러니까 그냥 글 따위 쓰지 말고, 그냥 사진이나 많이 올리소."


라멘마루의 인테리어는 이런 모습입니다. 저희가 조금 일찍 방문해서 그런 것인지, 사람들이 없는 모습이군요. 사람들이 없는 모습도 아늑해 보여서 좋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점심 시간이 되면, 이런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니 말이죠.


"아니, 저기 우리 친구들도 있구만!"

"어디 말인가?"

"오오, 그렇구만! 친구들을 여기서 만나보니 반갑소!"

"친구들이라니, 어디 가당키나 한가, 자네들 몸값에 비하면, 이 친구들은 비교도 안 될 몸값을 가지고 있을 걸 아마?"

"아니, 이 친구가!"

"우린, 안 될 거야 아마, 우린 다이소에서 1000원에 구입한 천 원짜리 인생이라고!"


하여튼, 항상 입만 산 캐릭터들만 만나다가, 이렇게 과묵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캐릭터를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발달한 일본이라서 그런 것인지, 이런 캐릭터들과 소품, 왠지 일본식 라면집과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라멘마루(오리지널 돈코츠 라멘)" 나왔습니다."


돈코츠 라멘, 보기만 해도 맛있어 보입니다. 아니, 어쩌면 배가 너무 고픈 상황이라, 어떤 음식을 봐도 다 맛있어 보이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면발이 살아있네!"


"후루룩"
"쩝쩝"


역시 시끄러운 캐릭터들의 입을 막는데는 음식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어차피 "입"은 하나이니... 본인들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배고픔 앞에 장사가 없다고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니 말입니다.



"아니, 라면 맛집 포스팅인데, 라면 면발이라도 들어서 한번 사진 찍어봐야 하는 것 아니오?"

"사람들이 그런 사진을 보고 싶어 할 것인데, 그런 것도 찍지 않고 뭐하는 짓이오. 직무 유기 아니오?"


그래서, 그들의 성화에 힙입어, 밥을 먹다가 말고 어쩔 수 없이 카메라를 집어 들었습니다.


"아니, 고작 면발을 그렇게 소심하게 들어서 되겠소?"
"내가 한번 들어볼테니 찍어보시오. 이 정도는 들어줘야 제맛이지."



라면 사리를 추가했더니, 배터지게 라면을 한 그릇... 그래도 후딱 해치웠습니다. 국물 하나도 남기지 않고...

이 정도로 먹어줘야 그래도 맛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겠죠?



"대학로 라멘마루는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서울 맛집 여행의 저주일까요? 대학로 라멘마루는 안타깝게도 이 글이 올라간 이후, 얼마되지 않아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꽤 괜찮은 곳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사라져서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이 글, 역시도 "사라진 공간들"이라는 카테고리로 이동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대학로 라멘마루"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명륜4가 166-1

전화번호: 02-741-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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